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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걷자, 꽃처럼 웃자
by 소년 아
안티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월요일
그제 밤. 비가 세차게 내렸다. 나는 우산이 없었다. 회식을 했던 과천인가 수원 어디 쯤에서 집에 와야 했는데 비를 맞으며 전철역을 찾아서 걸었다. 회사 사람들이 나에게 뭔가 권하기도 하고 말하기도 하였으나 기억나지 않는다. 비는 나쁘지 않았다. 차갑고 시원하고 내 몸을 부숴버릴 것 같아 오히려 상쾌하고 기분 좋았다. 어머니가 나를 끌어내어 억지로 깨어 머리가 아팠다.

어제 밤, 나는 베드로 과장을 만났다. 안양에서 살아봤어요? 어때요?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도시에 대해서 그에게 묻고 있었다. 내 어머니가 어느 점쟁이가 자네 딸은 안양으로 이사가면 재복이 터질 것이라고 한 말을 내게 전했는데 그걸 신경쓰고 있었나보다.


나는 내가 항상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집중할 때 그 꿈들을 기억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정기적으로 상담 받기로 결심하고, 나는 내 자신에게 집중할 만큼의 힘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용노동보험센터를 방문하는 월요일,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는 아이들과 실갱이하고 진 빠지고 힘들어 아침부터 마릴린 맨슨이다. 브람스나 모차르트 다 집어 넣는다. 찐득하게 남아있는 감정을 부숴버릴 음악이 필요하다.


콜베가 "엄마 필요 없어요." "엄마랑 살기 싫어요." "엄마는 회사나 가세요." "나는 혼자 살 거에요." 라고 말 하는 걸 듣고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리고 온 몸이 조각나는 느낌이 든다. 불과 몇 달 전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죽어버리고 싶었는데, 이제는 콜베의 역설인 걸 안다. 콜베는 아직도 불안하면 누군가의 젖가슴을 더듬고 밤에는 찌찌 인형을 꼭 잡고 잔다. 그래도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난다. 가끔 심할 땐 갑자기 머리도 아파온다.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 혼란스럽고 나는 내가 싫어진다. 어떻게 세상은 사람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지?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다. 어떻게 이렇게 큰 일을 권할 수가 있어. 엄두도 나지 않는다.


어쨌든 오늘 아침은 마릴린 맨슨. 음악이 있어 살았던 과거에서 지금 나는, 사실은 조금도 성장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by 소년 아 | 2018/02/05 10:59 | LOV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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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비안로즈 at 2018/02/05 17:13
아이를 기르는건 정말 큰 일인데..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너무 많죠.
콜베가 좀 더 크면 나아질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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