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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걷자, 꽃처럼 웃자
by 소년 아
[371days] 돌쟁이 분유와 밥, 예방접종

1.
12개월, 돌이 지나고 병원에 간 콜베는 수두와 MMR 1차 예방접종을 했다. 콜베가 병원에 가려면 나는 연차를 써야 했기 때문에 매번 내가 데리고 갈 수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시부모님께서 직접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니셔야 한다. 병원 위치, 접수 순서, 병원 시설 이용 팁 등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이번에는 나, 시어머님, 시아버님, 콜베, 그리고 서방님, 이렇게 다섯식구 모두 병원으로 총 출동했다.

해파리의 안내사항 :
1) 콜베가 다니는 병원은 전철역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있다. 날이 좋으면 걷겠지만 여름에 걷는 건 콜베에게도 어르신들께도 힘들다.
2) 병원에 도착하면 접수대에서 예약증을 셀프 기재한다.
3) 예약증을 들고 체중, 체온 재는 곳으로 가서 번호표를 뽑고 대기, 순서가 오면 체중과 체온을 잰다. 시어머님께선 매번 접종 때마다 체중과 체온을 잰다는 사실을 낯설어 하셨다.
4) 체중과 체온을 잰 후, 예방접종을 하러 온 거라면 터치 스크린에서 예진표를 작성한다.
5) 예약증을 접수대에 제출한다.
6) 순서를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는다. 평소 궁금했던 아이 건강, 식이사항, 행동 등 특이사항이 있으면 여쭤본다.
7) 다음 접종(진료) 예약을 한다.
8) 수납할 금액이 있다면 수납을 한다.
9) 주사실로 가서 대기표를 뽑고 기다렸다가 주사를 맞는다.
10) 30분 이상 병원에 머물면서 아이의 상태를 살핀다.
11) 귀가하여 아이의 상태를 살핀다.

...출력해서 아기수첩에 붙여드려야겠군-_-)

2.
키 79cm. 몸무게 10.7kg.
태어날 적엔 50cm에 2.87kg 이었는데 감개가 무량하구나.

3.

모유 끊은지 1달 좀 넘었어요. 분유를 먹이고 있는데 이제부터는 4단계 먹이면 되...(나요? 라고 질문하려고 했는데)
"분유 끊으세요. 안 먹어도 됩니다." 라고 즉답하시는 선생님.

"세 끼 밥 먹이시고, 분유나 우유는 500ml 안쪽으로(하루 2회) 먹이세요."


그럼 자기 전에는 분유 젖병으로 줘도 될..(까요? 라고 질문하려고 했는데)
"안됩니다. 젖병으로 주지 마세요. 컵으로 먹이세요. 젖병으로 먹어버릇하면 압력 때문에 중이염 잘 생겨요."


딱 잘라서,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안됩니다." 라고 대답하시는 선생님, 브라보!


4.
어르신들께선 우리 집에 들렀다가 시누이 댁으로 향하셨고, 콜베는 신나게 놀다가 19시에 급 방전되더니 내 품에 안겨 잠들었다. 덕분에 나도 일찍 취침, 콜베와 나, 둘 다 19시부터 다음 날 6시 반까지 폭면했다. 어르신들과 서방님, 아가씨들이 한정식을 잡수실 동안 나와 콜베는 쿨쿨 모드. 행복해ㅠㅠ) 아기와 단 둘이 조용히 잘 수 있다니!

저녁 9시경 서방님이 들어오셨다는데,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잤다. 마법 첫 날이라 더욱 꿀같이 달았던 잠. 행복해, 행복해ㅠㅠ)


5.
의사선생님께서 단호하고 확실하게 말씀해주셔서 나는 무척 기뻤다.


6.
나와 서방님은 돌 지나면 생우유, 컵, 밥(최소한 죽)을 주장했다.
콜베도 많이 졸릴 때가 아니면 여기에 잘 따르는 아기다.


콜베의 식사 특징을 꼽자면 :
배가 고프면 이유식도 어느정도 먹고(잘 먹진 않는다-_-)
치즈는 무척 잘 먹고
요거트도 잘 먹는다.
새로운 음식은 좀 더 잘 먹고
살짝 짭쪼롬한 맛이 나는 죽이나 크림스프도 잘 먹는다.
본죽 아기죽 잘 먹는다.
막 데운 베이글 속살을 잘 먹고
우유보다 상대적으로 단 맛이 도는 두유는 한 번에 80ml정도 마신다. 
물렁하게 찐 고구마나 브로콜리, 감자는 조금 먹다 갖고 놀고
물렁하게 찐 당근은 제법 먹다 뱉는다(....)

아기과자나 쌀과자는 잘 안 먹고(갖고 논다.)
분유는 컵에 주면 안 먹는다(....)
생우유는 컵에 줘도 먹는다.
(.....나름 분유는 젖병으로 먹는거라는 공식을 갖고 있나;)


그러나 시부모님께서는 애가 배고프면 탈진한다며 밥 잘 안 먹으면 분유를 마구 먹이셔서, 시골에 간 콜베는 3일만에 800g 분유 1통을 다 먹기도 했다. 내가 1000ml 이상 분유 먹으면 안되고, 밥 먹어야 하고, 잘 안 먹으면 배고플 때까지 놀게 한 다음에 밥 먼저 먹여서 배를 채워야 한다고 했다가, 시어머니와 '싸울 뻔' 했다.


7.
사실 나와 서방님의 주장(의사의 이론에 따른)이 맞는 말이라지만, 시부모님 입장도 이해 된다.


왜냐면 서방님이 밥 안 먹는 아기였거든(....)


서방님은 아기 때 100일까지 모유 먹다가, 100일 후에 분유 먹기 시작할 때 젖병거부가 심해서(그마저도 약간 상한 분유 먹고 한 번 크게 배탈 나서 더 안 먹으려 했다고 한다.) 잠들기 직전에만 겨우 먹여 키우셨고, 나중엔 밥도 잘 안 먹어서 젖병에 이유식과 미숫가루+전지분유 섞어 탄걸 담아서 먹여 키우셨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방님의 까탈스러운 기질도 있지만, 고형식(이유식)을 먹이는 시기를 놓쳐서 더 심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런 서방님도 지금은 키도 크고, 머리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고, 착하고, 날씬하고, 여하튼 멀쩡한 사람이 되어 있다-_-.


그래서 되는대로 애한테 맞춰서 키워도 나중엔 다 잘 큰다, 라고 생각하셔서 달라는 대로 분유를 막 주시는 것 같은데.

이건 애도 힘들고 어른도 힘든 상황으로 몰아가는 거다. 분유는 고형식에 비해서 열량이 모자란다. 아기가 분유만 먹는다면 하루 종일 입에 물고 있어야 배가 안 고플 거다. 만약 하루 종일 젖병을 들고 다니며 분유만 먹는다면 그걸 만들어줘야 하는 어른은 또 얼마나 힘들겠는가. 소화가 빨리 되어 배가 고프니 아이는 또 얼마나 잠을 안 자겠는가. 아이가 자다가 깨서 배고프다고 울면 어른은 또 분유를 타서 주고. 악순환이다. 부수적으로 치아가 썩고, 중이염이 잘 생길 수 있다는 면도 있고 말이지.

그리고 내가 한 얘기가 이거고, 시어머님과 싸울 뻔한 얘기가 이거다.

다행히도

'어머님 말씀도 이해해요. 그럼 어떻게 먹여야 하고 분유를 먹여도 되는지 의사선생님께 여쭤보고 하라는대로 해요.'
"이론은 나도 알겠는데, 자식같으면 확 끊겠는데 손자가 되니 잘 못 끊겠네."

정도로 무난하게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그래서 의사선생님께서 단호하게 말씀해주셔서(부모님께서 당연히 듣고 계셨다) 무척 행복했다ㅠㅠ)

8.
의사선생님 말씀이 효과가 좋았는지 영주로 돌아가시자마자 젖병 떼기에 돌입하셨단다. 그런데 밥은 여전히 잘 안 먹어서 살짝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감기증세를 보인다고, 그래서 분유 주고 싶은데 주면 안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프시다고 하셨다.

난 그저 잘 하셨다고, 감기는 콧물 기침 1주일 하고 나면 나을거라고 밥 잘 먹이시라고 응원해드렸다-_-

전화통화 느낌으로는 내가 '어머나, 감기 걸렸어요? 잘 먹어야 하는데. 할 수 없죠. 분유 젖병으로 좀 더 먹여주세요.' 하고 (허가하길) 바라셨던 것 같은데, 내가 또 그렇게 부드럽고 너그럽지 못해서-_-;; 나나 콜베나 울며불며 모유도 끊었는데 젖병 계속 물리는 것도 질투나고 신경질나기도 하고(...)

9.
이래놓고는 한 밤에 혼자 감성에 젖어 감기로 고생하고 있을 콜베 생각이 나서, 콜베가 보고 싶어서, 주말에 보러 내려갈걸 후회가 되어서 막 울었다. 울고 나니 지쳐서 불면증 없이 재빨리 잘 수 있어서 좋긴 했다만( -_-);;

이번 주말에는 꼭 가야지. 그러기 위해서 열일모드 온!



사진 한 장 없으면 재미 없으니까.


영주에서 서울 올라온 콜베



일요일, 경복궁 고궁박물관에서



짜증 부리는데 엄마는 사진만 찍어!ㅋㅋㅋ



면벽 수햏(...)


by 소년 아 | 2013/08/26 13:23 | BABY, GIFT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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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구우 at 2013/08/26 14:36
윤지도 돌 때 병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젖병 안쓰죠?' '아뇨 아직 쓰..' '끊어요' '아 네..' 안 끊고 뭐해요? 라는 늬앙스여서 어떤 말도 덧붙힐 수 없었던.. ㅋㅋ 속으로만 지금 먹고 있는 분유통 비우고 끊을께용 라고 했죠 ㅋㅋㅋ 그땐 자기 전에 200을 먹었는데 우유를 그렇게 게다가 컵으로 먹일 자신은 없고 먹을 것 같지도 않고 200 먹다가 안 먹으면 자다가 배고파서 깨는 거 아냐? 란 고민을 했었어요. 진지하게요.. 뭐 결론은 안깨더라 입니다 ㅋㅋㅋ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3/08/27 11:29
의사쌤들이란ㅋㅋㅋ
콜베는 자기 전에 240 넘게 먹어요ㅎㅎ 먹고 자도 2시에 깨고 안 먹고 자도 2시에 깨죠. 2시에 깨서 젖 먹던게 젖 끊고도 어르신들께서 분유를 계속 주시니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어쩌면 소변 마려워서 깨는 걸 수도 있구요:)

어제 통화 중에 말씀하시길 감기 때문에 다시 젖병으로 먹이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젠 저도 젖병 떼란 말씀 안드리려구요ㅎㅎ 힘들어요~.
Commented by 쥰느 at 2013/08/26 17:30
요새 의사선생님들은 저렇게 단호하시군요...멋지다(?)
애기너무 잘생겼어요 흑흑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3/08/27 11:30
반전! 완전 상냥하게 생긴 여자 쌤이시라는거ㅎㅎ 말투도 포근포근, 근데 단호하세요ㅋㅋㅋ
아이고, 우리 콜베 이뻐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_<)♥
Commented by 루아 at 2013/08/26 21:47
워우 단호한 의사선생님 :) 타이밍이 엄청 좋았네요!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3/08/27 11:31
상담 지연으로 1시간 기다렸다가 진찰받았는데, 이런 단호함을 이기는 어머님들도 계시는군! 하고 오히려 놀랐답니다ㅎㅎ
Commented by 미냐 at 2013/08/27 08:46
콜베 이제 돌 지났는데도 벌써 어린이 같아요! 우리 아기도 조금 먹는데 나중에 잘 해야겠군요 ㅠ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3/08/27 11:32
사진만 찍어놓으면 이래 어린이처럼 보여요ㅎㅎ
돌잔치 준비하면서 아가 때 사진부터 쭈욱 정리하는데, 정말 많이 컸더라구요. 마음이 쿵덕쿵덕>_<)
애기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맛이 있더라구요~. 잘 먹는 거 위주로 요고죠고 먹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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