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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걷자, 꽃처럼 웃자
by 소년 아
맹자와 예수가 그리운 어떤 날
일상 1

금종이가 이미 태내에 있었지만 있는 줄 몰랐던 때.
심하게 체한 줄로만 알아서 며칠 토하고, 못 먹고, 비실비실거리고 있었다.
상경길 전철 안, 한산했지만 빈 좌석은 없어서 노약자석 근처 벽에 기대어 서방님과 수다수다하는데.

노약자석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옆의 빈 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하신다.

"괜찮아요:)"

사양하는 내게 원래 애기 생기면 다 힘드니까 앉아도 된단다.

그 때 나와 서방님은 그런 거 아니라며, 쑥쓰러워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금종이 존재 확인 완료.

정작 나는 애기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아줌마들의 눈썰미란!
그리고 적극 앉으라고 권하는 친절함에 매우 감동!


일상 2.

제법 배가 불렀던 때. 아직 손과 발이 붓거나, 심하게 무겁지는 않지만 출퇴근길이 편안하진 않다. 다행히 흔들림이 적은 전철로 다니기 때문에 서서 손잡이를 꼭 잡고 있으면 많이 위험하지는 않다. 많이 흔들리고 급정거가 잦은 버스였으면 더 힘들었을텐데 전철이라 다행이다.

나는 서방님과 함께 서서 손잡이를 잡고 있다. 내 옆에는 여대생이 서서 책을 읽고 있다. 출근시간, 등교시간이라 전철 안에 승객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내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일어나서 자리가 비었다. 옆에 서 있던 남자가 자리에 앉는다.

여학생은 나를 한 번 보고, 남자를 오래 본다. 그리고 남자를 향해 불쑥 말한다.

"저기요. 여기 임산부인데요."

남자는 멋쩍게 다시 일어서며 내게 "앉으세요." 하고 말한다.

나는 여학생과 남자에게 각각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우리 금종이도 저렇게 똑똑하고 당찬 애였으면 좋겠어요."
"응, 우리 금종이도 저렇게 예쁘고 훌륭한 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와 서방님은 여학생을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일상 3.

배가 좀 더 불렀을 때. 어머니 생신이라 친정에 가서 자고, 아침에 바로 출근했다.

친정에서 사무실까지는 전철을 타고 가는데 6호선에서 2호선으로 1번 갈아타며 1시간 20분 넘게 걸린다. 아침나절 합정에서 삼성으로 향하는 2호선 전철 승객은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약간 내리고 계속 수가 늘다가 대부분 강남, 역삼, 선릉, 삼성에서 내린다.

나는 그 날 전철 안에 내내 서서 있었다. 앉아있는 많은 사람들은 자거나,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거나, 휴대폰과 태블릿PC로 뭔가 하고 있었다. 삼성역까지 가는 중에 주변에 일어나는 사람이 그리도 없었다니, 좀 운이 없는 날이었다.


일상 4.

배가 많이 불렀다.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힘겹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편안하지는 않다. 손과 발이 붓는 게 아픈데 가끔은 배뭉침이나 태동보다 더 힘들 때도 있다.

나는 전철 안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다. 내 앞에는 '임신한 아내를 위한 좋은 남편 프로젝트'라는 책을 읽고 있는 남자가 앉아 있다. 그의 양옆으로는 신문을 읽는 중년 아저씨, 휴대폰으로 뭔가에 열심인 아가씨, 태블릿PC를 들여다보고 있는 남자, 자고 있는 남자가 주욱 앉아 있다.

나는 내가 몸에 붙는 옷을 입지 않고, 셔츠를 입어서 임신한 사람이 아닌 뚱뚱한 사람으로만 보일까 하고 생각한다.
어딘가에서 나와 같은 일을 겪을지도 모르는 '임신한 아내를 위한 좋은 남편 프로젝트'를 읽고 있는 남자의 아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다가, 아니야, 그래도 자기 아내, 자기 애라도 소중하게 여기면 괜찮은 남자,라며 생각을 돌린다.
내 서방님은 힐신은 여성이나 노인, 임신부에게 양보 잘 하는 멋진 분이라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뚱뚱한 사람으로만 보여서 별로 안 힘들어보이는 것이 회사 동료들의 마음에 좋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일상 5.

결혼 전이었다. 다리에 기브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남학생이 노약자석에 앉아 있었다. 노인 남자가 학생에게 다가와 험한 소리를 하고, 학생을 일으킨 후 자신이 앉았다. 주변 사람 모두 어이없어하는 사이에 할아버지는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고, 학생은 불편하게 기둥에 기대어 몇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나는 다리가 불편한 소년의 편을 들고 그가 앉아있도록 도와줘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다만 소심하게, 나중에 몸이 아프거나 임신을 하더라도 절대 노약자석 근처에도 가지 않을테야, 하고 다짐했다.


일상 6.

노약자석에 앉은 여러 임산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사건 중.

배를 시선으로 스캔당한 후 서 있는 자신(노인)에게 자리를 내어달라는 요구를 듣는다.

"임산부에요." 하고 대답하면

"임산부가 어딜 싸돌아댕겨! 집에나 있을 것이지." 요지의 험한 말을 듣는다.


일상 7.

결혼 전에 있었던 일. 팀장님은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서, 휠체어나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서 이동한다. 어느 날 나는 팀장님과 같이 외근을 갔다. 전철을 탄다. 시설이 옛날보다 많이 좋아져서 웬만한 주요 역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전철을 내려서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노인 여성남성, 등산가방을 멘 중년 여성남성들도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모여든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우르르 탄다. 문이 다 열리지도 않았는데 타는 사람도 있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젊은 사람보다 두 다리로 움직이는 늙은 사람이 더 민첩하게 문을 비집고 들어간다.

사람들이 모두 타고 나니 휠체어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은 휠체어에 앉은 그녀와 그녀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나를 멀뚱멀뚱 바라만 본다.

문이 닫힌다.

그 사람들은 우리를 보며 뭘 생각하고 있는걸까?

휠체어 하나가 타면 사람 3명이 못 타니 차라리 사람 3명이 타고, 휠체어는 나중에 타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장애인이 뭘하러 밖에 나와? 집에나 있을 것이지.'라고 생각했을까? 휠체어에 앉아 있으니 서 있는 당신들보다 편할 거라고 생각했을까?



일상 8.

노약자석에 저어어엉말 늙은 노인들이 다 앉아있으면 어떤 노인들은 일반좌석에 와서 만만해보이는 승객을 괴롭힌다. 늙은 자신에게 자리를 양보해달라며 떼를 쓰지만 그 떼는 정말 귀엽지도 않고, 불쌍해보이지도 않는다.

괴롭힘당한 승객(과 주변에서 그 꼴을 본 다른 승객들)은 생각한다.

'늙은이가 어딜 싸돌아댕겨? 늙었으면 집에나 있을테지.'
'그렇게 몸이 힘들면 자가용이나 택시타고 다니지, 왜 전철에서 행패야? 요금도 안내면서.'
'나는 늙으면 저렇게 굴지 말아야지.'



이 일상들을 기억하고, 고마워하고, 안타까워하면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번 경험한 것도 있고, 비슷한 일을 여러차례 경험한 것도 있다.

(얼마 전에는 퇴근 길에 한 아저씨께서 자기 앞의 다른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나를 앉혀줬다ㅠ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두 남자 앞에 눈을 감고 서 있던 내가 힘들어보였나보다. 완전 멋진 아저씨, 혹시 예쁜 여학생의 아버지였나!(그럴리가))


왜 양보가 어려울까?

1) 배려석이란 자리가 있다는 것도 몰라서.
(관심 부족이나 홍보행정 미흡 등의 원인이 있겠다)

2) 오히려 배려석이 있으니 일반석에서는 양보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건 닭과 달걀같은 건데 일반석에서 양보가 없어 배려석을 늘렸는데 오히려 그래서 양보가 줄어들기도...)

3) 자꾸 늘어가는 배려석에 역차별 당하는 것 같아 싫은 기분에.


그렇지만 사실은 아래 생각이 더 크지 않을까.

4) 내가 양보 안 해도 누군가가 양보하겠지.

5) 저 임산부(노인, 장애인) 바로 앞에 앉아있는 사람도 양보 안 하는데 좀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는 내가 양보하는 건 이상해. 손해보는 것 같기도 하구. (특히 바로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남성이고, 양보 할까말까 고민하는 사람이 여성일 때 그런 기색이 많이 보인다)

6) 난 몇 정거장 가면 내리는데 그 때 앉으라고 하면 되지 뭐.


그렇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아래일테다.

7) 임산부(노인, 장애인)이 근처에 있는 줄 몰랐어.

8) 임산부(노인, 장애인)였어?


그렇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아래일지도 모른다.

9) 나도 힘들어. 임산부(노인, 장애인)이 힘들어봤자지. 나만큼 힘들겠어?



나는 자리에 앉았고, 주위에 누가 있는지 알 바 아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시대에 사람들이 주변에 무관심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모두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주위가 어떤지 알지 못한다.

사실 따져보면 딱히 누가 잘못한 건 아니다. 몰랐다는데 어쩔거야. 그러나 몸도 마음도 약한 일부 약자들은 자신이 소외당하고, 배려받지 못하고, 양보받지 못하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상처받는다. 젊은 것들 운운하면서 행패부리는 노인들도 그렇게 상처받고, 괜한 억하심정이 쌓여 못되게 변한 것일 수도 있다.


거기에 더해서 임산부란 존재가 낯설다. 배나온 여자일 뿐, 임산부가 어떤 상태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상상하지 못한다. 노인과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다리가 하나 없는 것, 다리가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어떤 건지 생각해본 적 없다. 늙은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한다.

왜 옛날 사람들은 알던 것들을 요즘 사람들은 모를까? 나는 동물원 호랑이를 생각한다.

호랑이가 산을 돌아다니며 짐승과 사람을 잡아먹던 시절을 겪은 옛날 사람들은 호랑이는 크고 힘세고 무섭고 난폭한 짐승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안다. 그 시절 이야기를 듣고 책에서 일화들을 읽은 요즘 사람들 일부는 그 시절을 겪거나 실제로 호환을 당한 것은 아니어도 호랑이는 무섭고 난폭한 짐승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림책이나 동화에서 호랑이를 보고, 동물원 먼 발치에서 사육사가 던져주는 닭이나 받아먹는 우리 속 호랑이만 본 사람들은 호랑이=육식동물, 큰 고양이라는 지식(?)만 갖고 있다. 호랑이가 어떤 동물인지 모르기 때문에 호랑이를 마주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모른다.(뭐, 호랑이를 마주할 일이 거의 없긴 하다)

가족은 쪼개지고 친척간의 관계도 흐려지며 이웃간의 관계마저 소원해지는 요즘 '임산부'를 가까이에서 보지 못한 사람도 상당히 많을 거라고 추측한다. 배가 나온 여자=임신부 라는 건 지식(?)으로 알고 있지만 주변에서 임산부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임산부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상태가 어떠한지,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 등,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른다. 노인과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공감능력이 뛰어난 여성은 상태를 잘 몰라도 상상해보고 공감할 수 있지만, 공감능력이 부족한 남성은 상상도 어렵다.


그러나 상대와의 공존을 거부하는 폭력적 생각의 근본적인 원인은 관계 철학, 법칙의 부재에 있다. 동양 유교사상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서양 기독교 사상의 황금률이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에게 대접하라'

맹자와 예수의 가르침은 잊혀지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능력'과 '나도 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상상력'이 사라지면서 친절과 배려도 없어진다.


내가 늙어 노인이 되었을 때 나를 거들떠도 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 늙었으니 집에나 계시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마음이 들까?

불시의 교통사고를 당해서 멀쩡하던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아무도 내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심지어 순서도 지키지 않고 나를 무시하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임신을 하게 되어 몸이 무거운데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다면? 혹은 내 누이가 임신했는데 아무도 양보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 훗날 내 파트너가 임신부가 되었는데 어느 누구도 관심갖지 않아 1시간을 서 있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떤 기분일까?

돈 많이 벌어서 대중교통 이용 안 하겠다고? 자가용에 기사 붙여서 살겠다고? 택시타고 다니겠다고?


역지사지와 황금률은 금전으로 덮을 수 있는 철학이 아니다. 삼대 부자가 순간 알거지 되는 것도 모르는 게 인생인데 나는 늙지 않을테니, 나는 늙어 돌아다니지 않을테니, 나는 장애인이 안 될테니, 나는 내 마누라가 임신하면 집에만 있게 할테니 등의 생각을 하며 그저 저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공감까지 바라지 않는다. '내가 제일 힘들어. 내가 제일 불쌍해. 나도 힘든데 무슨 배려야.' 하고 내가 생각했을 때 그 생각이 부메랑이 되어 나를 향해 무관심과 불친절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by 소년 아 | 2012/06/28 10:26 | BABY, GIFT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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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Walk like a .. at 2012/06/28 13:07

제목 : 아랫집 엄마와 아기
맹자와 예수가 그리운 어떤 날은 처음엔 투덜투덜 글로 끝내려고 했다. 그러다 왜 사람들이 양보하지 않는걸까? 양보하지 못하는걸까? 궁금해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임산부가 뭔지 모르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알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내 뼈속부터 스며있는 오류이긴 한데-_-; 나는 그래도 사람인데 알면 아는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고 믿고 싶다.) 그러다보니 동물원 호랑이 생각을 하게 된거다.......more

Commented at 2012/06/28 11: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2/06/28 16:23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마 그 학생은 자신이 앉아있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몰랐을거에요. 그저 주변에 한 번 더 관심 가져주었으면, 누군가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시도라도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었어요.
Commented by 별나라전갈 at 2012/06/28 11:55
구구절절 눈에 마음에 쏙 들어오는 글 잘 읽었습니다. 언젠가 엄마들이 많은 카페에서, 버스에서 자리가 났을 때 임산부가 우선이냐 아기띠에 아기를 안고있는 엄마가 우선이냐를 놓고ㅇ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봤지요.
저런 얘기를 왜해야만 하는지 씁쓸했는데..

실제로 저도 문화센터에 가느라 일주일에 한번 버스를 이용합니다만 근처 대학교가 있어 승객이 없을 한산한 시간에도 종종 서서 갑니다. 가까운 거리라 서서 가도 상관없지만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을 보는 제쪽이 오히려 더 민망하더군요. 만삭때도 딱 한번 버스 타봤는데 목적지까지 서서 40분가까이를 왔고요. 역시 전 괜찮은데 앉은 사람들의 불편한 표정이 오히려 부담스러웠고요.

특히 공감가는 대목이 저만 해도 주변에 임산부는 제가 거의 처음이라 저조차도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다는 사실이죠. 임신하면 배가 불러오고 입덧을 하기 하며 신것이 먹고싶어진다ㅅ정도만 알았으니 무지했죠.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2/06/28 16:29
고생 많으셨어요ㅠㅠ//

임산부와 아기안고 있는 어머니 중이라면! 저는 제가 양보하고 싶은 사람에게 합니다:)
기색이 조금 더 힘들고 피곤해보이는 쪽이요. 다른 예로 임산부와 비틀거리는 꼬부랑 할머니가 서 계시면? 역시 더 힘들어보이는 쪽이요.(저라면 할머니께 양보했을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다른거죠, 그런 걸 수학문제처럼 답 내릴 순 없을 것 같습니다:D

흑흑, 묘사해주신 게 제가 알고 있었던 거랑 똑같애요ㅠㅠ 신게 땡긴다. 입덧한다. 배가 불러져서 힘들다ㅠㅠ 딱 이 정도ㅠㅠㅠㅠ

오히려 생물시간에 배워서 23개의 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23개의 염색체를 가진 난자가 나팔관에서 수정되어 2, 4, 8, 16, 32....분열하며 자궁으로 이동하여 착상 어쩌구 저쩌구...읊을 순 있는데ㅠㅠㅠㅠ 참 아이러니 아닌 아이러니랄까요ㅎㅎ
Commented by 우마왕 at 2012/06/28 14:37
일상 5를 보니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 지하철 중간석에 등산용 지팡이를 놓고 앉아 있던 학생을 4~50대쯤으로 보이는 돈좀 있어보이는, 김여사스런 아줌마가 자리 양보를 강요하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는군요.

그 학생은 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 아줌마를 한 번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칸으로 가더군요. 그 때까지만 해도 그 학생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 이유를 몰랐는데 (물론 그 아줌마가 자리를 양보받아야 할 이유도 별로 안 보였구요) 그 학생이 다른 객차의 문을 잡으려는 순간 객차가 덜컹 하면서 그 학생이 넘어졌더라지요.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라 바지 한쪽이 말려올라간, 다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은색 파이프가 있더군요. 의족이더군요. 그제사 그 학생이 지은 어이없는 표정이 무슨 이유였는지 알 거 같았는데 그 김여사스런 아줌마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보던 광경이 떠오릅니다.

가까이 서 있던 죄로 일으켜주는 데 도움을 주긴 했는데 뭐랄까 여러모로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2/06/28 16:46
진짜!! 아줌마들 중에 그런 분 계시죠. 왜 자리를 빼앗냐고! 앉아있는 사람을 일으켜 앉을만큼 편찮으시면 그냥 노약자석 가시라며-ㅁ-+!

물론 아줌마도 할배할매들이 무서울 수 있겠지만...이해 하지만...그래도 앉아있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양보하는 것도 아니고 일어나라칼 권리는 없잖아요ㅠㅠ(이걸 권리로 알고 떼부리는 노인 분들한테도 정말 버럭하고 싶음ㅠㅠ)(급 흥분)


학생이 자신의 불편함을 기꺼이 보이지 않은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제가 학생 대신 아줌마와 싸우기도 뭣하지만 정말 어이없네요ㅠㅠ

저 어제 퇴근할 때는 어떤 아줌마가 임산부배려석에 가방을 앉혔길래 '거기 앉으실거냐'고 물을까 말까 우물쭈물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앉아계신 다른 아줌마가 쿨하게 일어나면서 "여기 앉아요."하셨습니다ㅠㅠ

고맙습니다ㅠㅠ 이랬더니 역시 쿨하게 웃으면서 "다음 역에 내리니까 괜찮아요ㅋㅋ"하고는 문 앞에 서셨다지요. 에잉, 정말ㅠㅠㅠㅠ 가방은 왜 자리에 앉히냐구요! 그 가방 다리가 많이 아프대요?!
Commented by 우마왕 at 2012/06/28 18:24
그 김여사스런 아줌니는 다리가 코끼리급으로 튼튼해보였던지라 서서 서울-부산 찍어도 아무 이상 없었을 거 같아 보였다는 게 더 개그였죠.
Commented by PennyLane at 2012/06/28 21:58
임산부 구분 못하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요즘 옷이 튜닉/쉬폰원피스+레깅스처럼 헐랭한 핏이 많다보니 막달 아니면 정말 모르겠어요. 저 아는 사람이 임산부인줄 알고 양보했다가 그 여자분이 째려보면서 내렸다는 에피소드를 들은 뒤로는 더 조심스러워요. 여자지만 임산부를 제대로 본적이 없기도 하구요.....ㅠ
어차피 법이 아니라 배려의 문제인데, 꼭 배려해주면 권리인줄 아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노약자의 기준도 이상하죠.
자기 덩치만한 등산가방에 등산복 비싼 브랜드로 풀셋으로 쫙 빼입고 삼삼오오 몰려다니면서 노약자석에는 왜 앉는지 모르겠어요. 산에서 소주 한잔 걸치셔서 서계시기 힘들어서.....? 그리고 배려석이 늘다보니 퇴근시간 지하철에는 노약자석 비워놓고 다들 서서가는 기현상도 생기죠. 일반좌석에 앉아도 만만해보이면 자리 양보하라며 난동부리는 노인도 있는데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무슨 험한 꼴 당할지 모르니까요
저도 정말 아팠는데 휴가를 못 내는 일이라 전날 야근하고 그날도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었는데 남자친구가 억지로 비어있던 노약자석에 앉히더라구요. 노인이 가까이 오면 일어나더라도 일단 앉으라구요. 뭐라하면 자기가 말해주겠다면서요. 신기하게도 덩치 큰 30대 중반의 남자가 앞에 서 있으니까 단 한명도 시비를 안 걸어요. ㅡㅡ;;;
그리고 양보 안하는 사람 중에는 혹은 그렇게 생떼부리는 노인 때문에 역으로 억하심정이 들어서인 경우도 있긴합니다.;; 다들 늙어서 그러지 말아야하는데말이죠.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2/06/29 11:38
헤헤, 저도 구분 잘 못합니다:) 그치만 긴가민가 할 때는 일단 내어보고 봐요. 제가 나쁘게 구는 것도 아닌데요, 뭘~. 그 분의 컴플렉스를 건드렸다고 해서 제가 그러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요ㅠㅜ

그러고보니 저 한 번은 자리에 앉아있는데 할아버지 2분이 타셨어요. 한 분이 머리가 희셔서 그 분이 더 할아버지 같았죠.
그래서 흰머리 할아버지께 "여기 앉으세요~" 하고 자리를 비켜드렸는데 할아버지가 막 민망해하면서 "괜찮아요, 학생 앉아요. 정말 괜찮아요." 그러면서 저를 도로 앉히시고는 옆의 분한테 "어우, 형님! 나도 염색 하던지 해야지, 머리색 때문에 자꾸 나한테 양보해ㅠㅠ 그럴 나이도 아닌데ㅠㅠ" 하시는거에요ㅎㅎ 흰 머리 할아버지가 동생이었어요ㅋㅋㅋ

나중에 대화에서 간간히 들리는 말씀으로 추측컨데 60대이시지만 할아버지로 대우받고 싶진 않으셨던 젊은 마인드 아재들이셨어요! 그 날 이후 머리 희다고 다 할배는 아니구나 싶지만, 그래도 외모는 판단의 중요한 지표-ㅅ-(결론이 왜 이래!)


근데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노인 분들도 참 별나요. 노약자석이 노인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별나시고-_-. 남자는 무섭고 여자와 청소년은 만만하세요? 하고 설문조사라도 하고 싶어집니다!

그렇지만 그런 노인분들이 싫다고 해서 건강한 사람이 일반석에 앉아 노인승객을 못본 척 하는 것도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노인이 버럭노인인지 아닌지는 겉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건강한 사람보다는 더 늙은 사람이 일단은 서 있기 힘들테니까요.

음음, 똘레랑스라기보담 오히려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저는 내가 먼저 나보다 약자인 사람을 돌봐줄 때, 나보다 강한 사람에게 나를 돌봐달라고 떼라도 부릴 면목이 선다고 생각해요:D
Commented by 오랑예 at 2012/06/29 09:21
지나가다 트롤링좀 할렵니다. 서울에서 12년째 지하철을 타고 있습니다만 노약자석이 아닌 일반석까지 자리납부 강요하는 일부 덕분에 웬만한 거리는 서서갑니다. 박xx 광고나 몇몇 지하철 포스터보면 배려가 아니라 국민계몽을 하더군요. 얼른 다치던지 늙던지 해야겠습니다 - -; 에혀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2/06/29 11:42
트롤링이라뇨~ 별 말씀을:)

저는 노약자석이라도 자리 비키라고 강요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부탁은 할 수 있죠. 학생, 미안하지만 내가 다리가 아픈데 양보해줄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요.

비켜주고 말고는 학생 자유죠. 노인 분도 그 학생이 비켜주지 않는다고 해서 학생을 원망하면 안되구요. 그 자리 뭐 노인이 전세 낸 것도 아니고, 학생도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자리에 앉고 싶은걸테죠. 다 쌓이면 자기 업보고 과보인데, 지하철이나 버스엔 서러운 삶을 산 노인분들이 느무나 많은듯ㅎㅎ

저는 아픈 것보담 서서 다니는 게 더 좋습니다^ㅅ^
Commented by 제트 리 at 2012/06/29 20:12
다들 자기 살기 위해서 그러는거니까요.. 그리고 저도 이글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반성을 해봅니다 ㅜㅜ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12/06/29 20:21
자기 살기 위해서...라는 말은 변명이라고 생각해요.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는 건 생각이 짧은거죠:) 완벽한 사람이 되자는 건 아닙니다.

내가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기 시작해야 내가 힘들 때 나도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해서요^ㅅ^;
Commented by 제트 리 at 2012/06/29 21:12
네 그렇습니다.... 자기를 소중히 하기 위해서는 남을 돌봐야 하는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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