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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hes.tistory.com by 소년 아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가을방학 1. 토요일까지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서방님과 탱자탱자 빨래밖에 안 한 나는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 기차는 6시 조금 넘어 출발한다. 적당히 짐을 챙기고 적당히 화장하는 시늉을 하고 택시를 탔다.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를 꼭 쥐고, 어서 도착해라, 어서 도착해라, 기도하다가 차창 밖을 보니 어둠컴컴한 하늘 아래 약령시장을 지나고 있었다. 넘어온 뜨끈한 위액을 몇 차례 되삼키고 나니 역에 도착해서,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넘어와서 결국 토하고 말았다. 난 이제 서방님 앞에서도 가열차게 토할 수 있는 여자가 되었다-_-; 미안, 서방님; 기차 안에서 쿨쿨 자다가 바나나맛 우유를 나눠 마시고, 체리에이드를 반 병 쯤 마시니 도착. 기관차 교체 작업이 있어서 잠시 정차한다는 방송이 나오길래 서방님께 여쭈었다. "이 뒤에는 전기선이 없어서 전기 기관차를 디젤 기관차로 바꿔야 해요." "응? 전기선이 없어요? 왜 못 깔았어요?" "코레일이 돈이 없어서." ....아. 역에서 나오니 광장에는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공사 노조의 플랫카드가 걸려 있었다. 내 머리가 나쁜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인프라는 코레일이, KTX 운영수익만 민영화하는 논리를 이해해보려고 애를 쓰며 걷다보니 어느새 아버님 어머님 댁이다. 2. 결혼 후 첫 명절이었던 추석으로 인턴기간을 성공적으로 수료했다고 여겨왔는데! 추석 차례 때 무려 절도 네 번이나 했고! ...이건 아닌가. 여하튼, 첫 설을 맞이한 나는 신입사원으로서 장렬히 사고쳤다. 훗-_-) 다행인지 쓸쓸한건지 제사가 한 항렬 줄어들자 시댁에 오시는 손님 역시 줄어서 어머님께서 하실 일도 줄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장은 어머님과 아가씨께서 토요일에 다 봐두시고, 전도 다 부쳐두시고, 감주와 식혜도 담궈두시고, 떡마저 말리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설거지 하려고 했더니 아가씨와 작은 어머님들께서 다 해주시고, 결국 신입사원인 내가 기껏 한 일이라고는 제사에 올릴 밤 껍질 까기(그마저도 밤 치는 일은 작은 아버님께서 하시고 나는 두꺼운 껍질만 벗겼다), 만두 만들기(할머니도 도련님도 모두가 함께하는 만두 메이킹), 상에 수저 놓기. 그리고 그릇 깨기. 자신이 UFO인 줄 착각한 녹색 그릇이 손을 빠져나가서 부엌 바닥 위에 뚝 떨어졌을 때 나는 바보처럼 녀석이 멀쩡하길 기대했지. 훗-_-;; 막내 작은 어머님의 침착한 지시로 장렬히 전사한 그릇의 시신을 수습하고(...) 막 낮잠 든 서방님께서 일어나 청소기를 소환하셔서 그릇의 잔해를 소거하셨다. 신입사원의 훌륭한 데뷔였다고 할 수 없...겠지. 3. 제사를 지내며 절을 여러 번 하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나면서 구토감이 올라왔다. 참다가 토하는 것 보다는 후퇴가 낫겠다 싶어서 슬금슬금 부엌으로 도망갔더니 어머님과 작은 어머님들이 담소 하시다가 맞아주셨다. 후에 책을 보니 이 시기에 현기증이 나타나는 건 당연한 증상이란다. 4. 예전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직은 음식 냄새가 불편해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너그럽게 봐주신 어머님, 아가씨, 작은 어머님, 감사합니다ㅠㅠ) 결국 신입사원이 가장 많이 했던 건 개 돌보기. 아가씨가 데려온 치와와는 성격이 좋은 편이라서 혼자 방에 갇혀 있으면 사람 많은 곳으로 내보내달라고 문을 박박 긁으며 내보내달라고 신호를 보내는데 아는 그 때마다 슬금슬금 방으로 들어가서 녀석과 놀아주었다. 놀아주다가 심심해지면 내셔널 지오그라피를 틀어놓고 미쿡 삵이랑 너구리를 구경하고, 리카온에 감탄하고, 사자와 치타와 하이에나를 아프리카의 사냥꾼 트리오로 뽑아 놓은 기획을 보고 왜 녀석들 셋이지? 고민했다. 1년 동안 볼 TV를 설 동안 다 본 느낌이다. 5. 시할아버지 산소를 다녀오는데 차 2대에 14명이 끼워 타려니 매우 고난이었다. 나는 시할머님, 어머님들과 6명이서 큰 승용차에 타서 무지 편했지만(언제 멀미할 지 몰라 비닐봉지를 손에 꼭 쥐고 있었던 점만 빼면), 젊은이들 그득그득한 서방님 쪽은 8명이 한 차에 타고 왔다. 덕분에 예비군 도련님과 여고생 아가씨 2명은 트렁크에(...) 6. 세뱃돈도 많이 받아서, 어머님과 친정 어머니께 드렸던 용돈을 넘었다. ...신입사원이란 좋은거구나ㅠㅠ! 7. 새벽 2시 차로 서울에 올라와서 바로 친정에 갔다가 큰댁과 외가에 세배를 드리고 났더니 급 졸리워져서 오시는 손님이고, 점심이고 나몰라라 쿨쿨모드. 깨어나자마자 윳놀이 타임. 판돈이 2천원! 그리고 내리 연속 12판도 넘게 했나보다; 서방님과 나는 서로 다른 편이 되어서 결과적으로는 이익도 손실도 0. (이어야 맞지만, 어머니의 판돈 배분법이 아리송해서 뭔가 손실을 입은 것 같기도?!) 8. 태중의 금종이가 아무래도 화제였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내년 설엔 서방님이나 나나 '금종이 셔틀'일듯. 셔틀이 되어도 좋다, 금종아,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다오. 9. 시할머님께서 손수 만드신 태양빛 복주머니에 복돈을 가득 담아서 주셨다.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그레이. 순산하그라." 할머님 목소리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내 마음도 찌잉. 10. 외할머니께 세배를 갔더니 할머니는 곱게 화장까지 하시고, 아직 오지 않은 이모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의 기다림이 애틋해서 마음이 찌잉. 사랑해요, 외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요. 11. 찡찡이에 토쟁이 사고쟁이 색시 곁에서 힘들었을텐데, 언제나 함께 해준 서방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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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ㅎ..
by minci at 05/19 누구씨도 헬게이트.. by 나이스샷 at 05/18 저도 말로만 들어.. by 소년 아 at 05/18 재미있게 읽어줘서.. by 소년 아 at 05/18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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