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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걷자, 꽃처럼 웃자
by 소년 아
금요일엔 돌아오렴(1월 15일까지 전자책 무료 배포 중이에요)
금요일엔 돌아오렴/창비/

세월호 1000일을 맞아 출간. 1월15일까지 전자책 무료 배포 중이다. 리디북스, 알라딘, 예스24 등 모두 무료 다운로드, 영구소장 가능하다.

세월호 침몰. 14년 4월 16일.

나는 첫째를 시부모님 계신 시골에 두고 주말엄마 노릇을 하면서 둘째를 임신 중이었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사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식당 텔레비전에서 세월호 침몰 뉴스를 봤다. 깜짝 놀랐지만 전원 구조라는 자막을 읽고 안도했다.
그리고 퇴근하면서 휴대폰이 전해주는 뉴스로 전원 구조는 오보였고 2백명도 넘는 학생들이 배 안에, 바닷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나에겐 이 사건을 감당할 힘이 없다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뱃속에 아이가 있는 채로 너무 큰 슬픔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아이에게 그 감정을 전달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의도적으로 세월호를 피해다녔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던 시누이는 잠수부인 친구를 태우고 차를 몰아 팽목항을 다녀왔고 안산을 다녀왔다. 아, 그랬군요. 나는 시누이가 느끼는 격한 분노와 슬픔을 함께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5월 둘쨋주 월요일엔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님이 활동하시는 시 동인의 낭송회가 있었다. 세월호 침몰 이후 한 달 된 때였다. 낭송회를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은 바닷속에서 죽어간 생명들, 특별히 어린 학생들을 위해서 추모시를 읽으셨다.

나는 슬펐지만 너무 슬퍼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8월이 되어 아이를 낳고, 기르고, 다시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하고, 두 아이를 모두 데려와서 같이 살고, 일을 하고, 가족을 챙기고, 건넛가족을 챙기면서.

가끔씩 이유없이 내 아이들을 잃어버리는 상상을 했다.

지금은 6살, 3살이지만 이 아이들도 자라서 10대가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 수학여행을 가는데….

늘 눈물이 먼저 흘러나와서 더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일이 있었던 후로 벌써 1000일이 흘렀다. 3년이 지난 후에야 이 일을 마주할 힘이 겨우 생겼다. 세월호 관련 미술전, 노란 리본, 노란 뱃지, 종이배, 광화문의 시위천막. 가슴이 덜컹덜컹 내려앉아 외면하고 다녔던 내가 부끄럽지만 그렇게 조용히 살았다.

이 책도, 표지만 들여다보다가 이제는 읽어야겠다고,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머릿말만 읽었는데도 혼자 감정이 북받쳐 이제 겨우 서른페이지 읽었을 뿐이지만, 다시는 이런 비참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사건에 제대로 마주할 힘을 내야 한다.






by 소년 아 | 2017/01/12 14:22 | Feel the BOOKX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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