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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걷자, 꽃처럼 웃자
by 소년 아
나의 모계 혈통
이종사촌들과 만나 식사를 나눴다. 스타필드에 입성해보려 했으나 서울, 수도권 지역의 교회 내 코로나 집단확산 사태로, 나는 소낙비를 뚫고 꼬마차를 운전해서 사촌들을 태워 내 집에 데리고 왔다. 직딩 사촌은 치킨을 배달시키고, 대딩 사촌은 피자를 골랐다. 저마다 이런저런 역할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어 입을 열고 귀를 열었다. 각자의 모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일관되기도 했으나 서로 다른 시각은 각자에게 생경했다. 


그 날, 광화문에서는 애국보수집단의 시위가 있었다. 자신의 세를 보이는데만 급급한 우두머리들이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뇌를 타인에게 위탁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모였다. 모친께 참석하지 마시라 해야 했나? 나는 모친이 그 시위에 참석하실 것 같았지만, 무어라 말하지 않았다. 모친과 일어나지 않은 일로 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모친의 작품 수정을 도와드릴 일이 있어 전화 통화를 했다. 모친은 집회에 다녀왔다고 내게 말했다. 일단 들었다.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뭘 해야 할지. 뭘 더 알아야 할지. 나는 모친을 2주간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보다... 

나는 다시 모친에게 전화를 했다. 검사를 받으세요. 모친은 내게 화를 냈다. 나는 계속 설득을 했고, 코로나의 가장 무서운 점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거라고 몇 번이나 강조해서 말했다. 모친은 죽어도 당신이 죽는다고 말했다. 나는 엄마만 죽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아프게 만드는 게 걱정된다. 음성으로 나오면 다행이니 제발 검사 받으라고 설득했다. 추석 전까지 통화만 하고 만나지 마요. 내가 화를 내며 말하자, 모친은 더욱 화를 내며 죽을 때도 만나지 말자고 소리쳤다. 


서로 소리지르던 중에 모친이 내게 말했다. 어느 자식놈 하나 나랑 같이 광화문에 가준 적 없으면서 내게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모친의 그 말을 들을 때, 
갑자기
나의 모계에 대해서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죽박죽 엉망이어도, 나와 너무 닮은 어머니를 기록하면 내가 모친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by 소년 아 | 2020/08/18 17:26 | LIF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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